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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오은영 박사님

by chaechaes 2023.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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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육아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늘 열심히 하려고 하는 데 잘 안되기도 하고요..

 

요새 채원이가 화를 다스리는 게 쉽지 않은지 심상치 않더라고요.

감정조절을 배워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양육자인 제가 도와줘야 하나

저조차 감정조절이 안되어서 채원이나 저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오은영박사님의 금쪽이를 보면 대부분 아이한테는 문제가 없어요.

타고난 기질 때문에 문제상황이 생기는 거지 대부분 양육자의 미숙함때문에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글에는 다 담지 못하겠지만 채원이의 감정조절이 안 되는 상태가 조금 심각하다고 여겨졌어요.

그리고 그런 채원이를 제가 더 자극한 것 같아요.

답답한 마음, 화가 나는 마음, 쟤는 왜 저러나, 도대체 얼마나 더 해줘야 하나, 내가 이만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런 제 마음 때문에 채원이 마음은 헤아리지 못하고 계속 다그쳤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점점 더 심각해졌고요. 거의 매일매일이 전쟁이었죠.

병원도 예약해 둔 상태예요.

병원 예약은 했지만 진료보기까지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 책의 도움이라도 받자 싶어 서점에 갔어요.

여러 좋은 육아서들이 많이 있지만 오은영박사님의 이 책을 잠깐 읽어보고 구입하게 되었어요.

유명한 책이죠? 제목부터 끌리더라고요.

저도 성격이 급한 편이라 제가 계획한 데로 진행이 바로바로 안되면 욱하게 되는 것 같아요.ㅠㅠ

프롤로그 먼저 살펴봤는데 챕터제목만 봐도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전부다 아이와 제가 처한 상황 같았어요.

알지만 지키지 못하는 것.

아이를 기다려주는 거죠.

참는 게 아니라 기다려주는 것, 아니 당연히 기다려야만 하는 것.

아이들은 느리잖아요.

 

아침에 등원 준비는 늘 전쟁이에요.

시간이 부족하니까 빨리빨리 해야 하는 데 느려터져서는 바로 양치하러 안 가고 색종이 만졌다가 장난감 만졌다가

겨우겨우 양치하러 욕실 들어가면 바로 양치하지 않고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 지 계속 재잘재잘...

아침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은 그래도 조금 참아지겠지만 일하러 가야 하는 분들은 속 터지죠.

이러면 또 다그치기 시작하죠. 빨리해라. 시간 없다. 도대체 뭘 하는 거냐.

조금 일찍 일어나서 아이를 기다려주는 시간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물론 정해진 시간까지 준비를 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필요하지만요... 참 쉽지 않네요.

정말 잘하려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제 마음도 몰라주고, 따라와 주지 않는 아이를 보면 또 순간 욱해서

화 한 번 내고 후회하는 제 모습이 스쳐 지나가요.

욱하는 이유. 아이가 약자라서, 막말로 만만해서..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아요.

밖에서 사람들을 마주하다 보면  '와 이 사람 정말 말 안 통한다' 싶은 사람 많잖아요.

날 정말 화나게 해도 욱하거나 큰소리치거나 하는 경우는 많이 없죠. 그냥 참거나 무시하지.

그런데 아이한테만큼은 그게 왜 잘 안될까요.

정말 만만해서, 아니면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일까요.

이유가 뭐가 됐든 아이를 인간으로서 존중한다면 욱할 가능성은 줄어들 것 같아요.

의료적인 진단의 판단 근거는 될 수 없다고 하나 테스트해보니 21~30개 경계선 단계네요....

기존에 글을 썼었는 데 채원이가 장이 약해요.

디피실 균에 걸린 적이 있어서 제가 먹는 걸 많이 신경 써요. 

그래서 국을 매일 끓여요. 한 번 끓여서 먹은 걸 다시 끓여서 주지 않아요.

그러다가 지쳐서 냉동실에 국 얼려놓고 가끔 데워서 주고 하면 꼭 장염이 와요.

그럼 저는 또 예민해져서 식기류 다 소독하고 국, 반찬 매일 새로 해주고요.

그런데 애가 잘 먹나요..? 안 먹죠... 그래서 막 화가 나요.

힘들 게 음식을 다 하는 데 먹지도 않고, 화나면 안 먹는다고 반 협박을 하고..

그러면서 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채원이를 다그치게 되죠. 

채원이는 그냥 안 먹고 싶었을 뿐인데 제 몸이 힘들어서 , 제 마음을 몰라주니 더 화만 내고..

영문도 모르고 제 화를 받아내고 있었네요 채원이는...

그래서 어느 정도는 내려놓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이제는 냉동음식도 잘 먹여요. 마트 시식코너에서 시식도 자주 하고요.

분노조절이 잘 안 되는 아이한테는 그걸 조금 완화시켜 주는 놀이를 해주면 좋다고 해요.

종이컵 쌓아 무너뜨리기, 풍선 터뜨리기, 촉감놀이(모래놀이, 슬라임 등), 기타 등등...

 

그래서 제가 싫어하는 슬라임도 하고,, 욕조에 물 받아서 물풍선도 터뜨리고, 종이컵도 한가득 사서 쌓아보고

정말 해 볼 수 있는 건 다 해보려고 했네요...

 

물론 이런 놀이들도 도움이 됐지만 이 책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기다려주기(빨리빨리라는 말 금지), 소리 지르지 않기(소리 지르는 게 아닌 큰 목소리로 단호하게),

약속했잖아 안 하기(아이한테 약속이란 말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해요), 안 되는 건 안된다고 단호하게,

늘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기(화나면 눈빛이 바뀌잖아요..), 나쁜 행동(때리거나 나쁜 말)은 절대 안 된다고 말하기

 

우선적으로 잘 지키려고 하는 것들이에요.

가끔 안될 때가 있긴 하지만 계속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려요.

소리 지를 것 같이 분노가 끓어오르면 그냥 베란다로 가서 숨 쉬어요.

 

제가 행동을 바꾸니까 채원이가 많이 좋아졌어요.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여겨졌던 부분들이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별 게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채원이가 이 정도로 좋아질 수 있는지... 

제가 소리 지르지 않으니까 채원이도 소리 지르면서 악쓰지 않고, 나쁜 행동도 줄었고요.

 

그렇다고 채원이가 아예 화를 안내는 건 아니지만 정도가 정말 약해졌어요.

횟수도 줄었고요. 그전엔 매일매일이 힘든 날이었거든요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잘 모르는 채원이 마음이 정말 힘들었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채원이는 제가 하고자 하는 걸 잘 따라와 줬어요.

쪽쪽이 빨리 때는 게 좋다고 해서 돌 전에 떼려고 하는 데 길면 일주일도 더 걸린다는데

채원이는 이틀만 좀 울고 말았어요. 쉽게 뗄 수 있었죠.

어린이집 적응도 정말 수월하게 했고요.

그리고 달리는 차 안에서 영상을 안 보여 줘야 하는데 그러지 쉽지 않아서 계속 보여주고 있었어요.

솔직히 저나 남편이 계속 놀아주기 힘들어서 보여주는 거였죠.

계속 보여주는 건 안될 것 같아 한 번에 확 끊었어요. 이제 보는 거 절대 안 된다고.

성질부리고 화 내고 난리가 날 것 같았는데... 그냥 수긍하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어요.

 

당장 생각나는 게 이것밖에 없는데... 이 외에도 채원이는 정말 잘해줬네요.

 

 

책 한 번 읽고 제 행동이 한 번에 바뀌지는 않겠죠

그렇지만 제 행동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때마다

이 책을 꺼내 읽으면서 다시금 깨닫고 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만큼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겠죠.

우리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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